34주 된 임산부 입니다
평소에 남편은 술을 잘 마시지 않는데
어제 남편이 술에 찌들어서 들어와서는
휘청거리더니 현관에 엎어지더라구요
새벽 2시정도 였는데
불러도 대답은 안 하고 술을 처먹어서 몸은
더 늘어져서 혼자서 도저히 못들겠더라구요
일어나라며 몸을 흔드는데
남편한테 처음 맡아보는 냄새가 나는 거에요
저희는 항상 쓰던 샴푸만 씁니다
(남편이랑 저랑 좋아하는 제품이 있어요)
그 술냄새가 판을 치는 상황에
샴푸 냄새가 다르다른 걸 알았고
누워서 기척도 없는 남편 옷을 벗겼습니다
상체는 아무렇지 않기에 안심지만 하체쪽을 보니 와..
키스마크가 있더라구요..
키스마크 보이는 순간
있는대로 옷으로 남편을 후려쳤어요.
일어나라고 소리지르면서. 울었던 거 같아요.
그냥 보이는 순간 화가 머리 끝까지 치밀었어요.
자고 있는데 발로 있는대로 머리를 차버리고 싶었지만
때리면서 난리치는데
뱃속에 애가 발을 굴러가지고 못했네요.
하지말라는 거 같아서 못했어요.
그리고는 그 대로 두고 방으로 돌아와서 울었습니다.
손이 덜덜 떨렸어요. 몸도 떨리고 숨도 못쉬겠고.
회사를 가야되는지 마는지 관심도 없었습니다.
아침이 되도 방에서 나오지 않았어요.
일어나서는 방 문앞에 왔다갔다 하는 소리가
막 들리더라구요.
방문을 두드리는 거에 소리지르면서
나한테 말걸지 말라며 더럽다고 했죠.
아침도 못먹고 잠도 못자고.
요즘 아이가 태동이 조금씩 강해져서
밤에 선잠을 자는 일이 많았지만
못 자니 머리도 아프더라구요.
울다가 지쳐서 그냥 앉아있었어요.
남편이 안절부절 못하겠는지
방 밖에서 계속 말을 걸어오고.
결국 문을 따서 들어왔죠.
저는 그냥 침대벽에 등 기대서 앉아 있고.
옷은 갈아입은건지 잡옷 차림이고.
알겠죠. 제가 왜 이러는지.
침대 옆에 앉아 무릎꿇고 앉아서
고개 숙이고 한참을 그러고 있다가
지가 먼저 말하더라구요.
미안하대요. 할 말이 없대요.
목소리 듣자마자 눈물이 치솟아서
어쩔줄 몰라하는데
남편이 뭐라는 줄 알아요?
이런식으로 알려서 미안하다.
미안한데 정말 제가 알아야 되는 일이래요.
회사 2녀차 후배인 년이 있는데
저 임신 할 때 그 여자랑 대화를 하다보니
말이 잘통해서 점심을 같이 먹고
같이 있다 보니 본인도 모르게 정이 들었대요.
저 모르게 관계를 가져서 지금 임신 6주래요.
무릎꿇고 미안하다고. 정말 미안해 여보. 미안해.
분명 어제 까지는 제가 정말 사랑한 사람이었어요.
저 정말 저 사람 사랑했어요. 정말로.
저도 힘들고 지치지만
남편도 그럴까 몸에 좋은 음식 잔뜩 만들어주고
도시락도 빼먹지 않고
스트레스 안주려고 속으로 꾹꾹 눌러담고.
그런데 저 ㅅㄲ는 저랬다 이거죠.
그 여자 애 지우라 하겠다 했어요.
나중에는 웃음만 나와요.
울면서 비는 남편 두고 시어머니한테 전화해서
지금 댁 아들이 이러고 있는데
나는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니
이 쓰레기 처분 좀 부탁한다고 했어요.
친정에는 우리 엄마 아빠 몸저 누우실까
알리지도 못했고. 밥이 안넘어가요.
먹으면 다 토할 거 같아서.
방 밖에서 지금도
계속 미안하다고 빌고 안힘드냐
밥이라도 먹어야 하지 않냐 눈치보면서 우네요
도장만 찍었지 제 생각은 이래요.
그 여자랑 나랑은 별반 다른게 없는 거 같아요.
차이점이라면 전 남편을 알게 된지
아직 어릴 때부터 해서 9년이 넘었고
연애 생활은 2년 했습니다.
11년을 알고 지내왔는데 그거 다 깨졌어요.
믿음이 뭔지도 모르겠네요.
시어머니가 집이 가까우셔서 전화 받으시고
이게 무슨 상황인지 찾아 오셨는데
남편이 울면서 무릎꿇고 있고
불러도 전 밖으로 안나가고 있어요.
지가 다 알아서 말하겠죠.
경위? 어떻게 됐는지 하나하나 중요하지 않아요.
중요한 건 저 인간이 저를 망가뜨린다는 거죠.
그럼 저 임신 중 다른 여자랑 관계 가지고.
우리 아이 한테 사랑한다 하고
저한테 사랑한다 한거잖아요.
그죠? 진짜 솔직히는 지금도 누가
이거 다 거짓말이야 이랬으면 좋겠는데
방 밖에서 들리는 소리가 웃음만 나오고
욕만 나오고 눈물만 치밀어오르고
저 시집보내서 잘 살아야지 한
우리 엄마 진짜 엄마한테 너무 미안해요.
아. 이러려고 힘들게 키운게 아닐텐데.
두서없이 써서 죄송합니다.
지금 제정신이 아니라서요.
추가
응원이랑 같이 화내주신 분들 감사드립니다.
이거 쓰면서도 정말 많은 위안이 되어서
댓글들 보고 있어요.
같이 화내주시고 법적으로 이것저것 말해주시고
친동생 친언니처럼 말해주시고.
손 떨리고 울면서 제가 속으로 한 말이 이것 뿐이에요.
내가 참아야 돼. 내가 침착해야 돼.
내가 참고 뎐겨야 돼.
그래야 돼.
제가 참지 않으면 우리 아가는 어떻게 할까요.
아빠도 저 모양인데 죄없는
제 뱃속에 이 아이는 어떻게 할까요.
우리 아이는 세상에 태어나서 누구에게 의지해요.
몸도 무겁고 힘들고
머리는 어지럽고 한 순간에도
그냥 그런 생각으로 쓰고 있어요.
조금이라도 차분해 질려구요.
친구들한테 전화해서 푸념하면 더 울거 같아요.
어제 보다 더 시끄러운게 시아버지가 오신 거 같고.
조금 써도 되겠죠. 푸념좀 늘어놓을게요.
시어머니 아버지랑 저희 친정 부모님 아는 사이에요.
같은 동네 살았고 두분다 교회 다니셔서
신랑과는 어릴 적 부터 아는 사이였어요.
그렇다고 저희가 부모님 따라
딱히 교회를 다닌 건 아니에요.
신랑은 종종 어렸던 저랑 놀아주고 그랬어요.
숙제 도와주고.
그런 사이에요.
알고 지낸지 11년 되었고 사귄지는 2년 정도였고.
시어머니 불렀으면 조금이라도
저 대신 신랑 때려주고 혼내 줄 거 같았어요.
저도 혼란스러운데
이 상황을 정리해줄 사람이 있었으면 했어요.
맥이 빠져서 지쳐서 있는데
속이 울렁 거려 아까 밖으로 나가서 속을 게워냈어요.
신랑 핸드폰이 쉴 새 없이 울렸거든요.
제가 나가자
시어머니는 따라오셔서 등 두드려 주시고.
명절에도 오지 말라 하고
전같은 거 해서 가져다 주시고
제 생일날 신랑 보다 더 챙겨 주시고
멀리 떨어진 친정 대신 제가 아프거나 하면
바로 오셔서 친엄마 처럼 이것저것 봐주시고.
절 보며 우시는데
할 말도 없어서 뭐라 할지도 모르겠고
속 게워내고 멍하게 앉아 있었어요.
남편은 계속 미안하다 울면서 말하는데
머릿속에 그냥 드는 생각들이 있어서.
댓글들 봤잖아요.
각서 쓰라 하고
남편 핸드폰을 그냥 제가 가지고 들어왔어요.
다시 방으로. 아직 진정이 안되어서.
더 참아야 할 거 같아요.
난리치고 울어도 저만 힘들잖아요.
지금도 가라앉히는 중이에요.
그리고 그 여자는 오라 했어요.
남편 폰으로
전화 문자 카톡 계속 보내길래 오라 했습니다.
그냥 전화 받아서 말했어요. 오라고.
그때까지는 차분히 진정시키고.
조금 있으면 저희 친정아빠 엄마도 온다 그러고
저 오빠도 한명 있어서.
오빠도 알아야 할 일이잖아요.
오라 했어요.
어차피 이렇게 된거 후회하고 있어봤자
아무것도 나아질 거 없다는게
어제 부터 계속 드네요.
오히려 여자가 보낸 카톡들 보니
머리가 더 차분해지는 거 같아요.
후기
여자왔다 갔어요. 감사합니다. 같이 화내주셔서.
댓글 보는 내내 마음이 그래도 엄청 따뜻해져서.
내가 혼자는 아니구나 혼자 견디지 않아도 되는 구나
얼굴도 모르는 분들이
이렇게나 응원해주는잘 버틸 수 있을 거 같아서
몇 번이고 몇 번이고 읽었네요.
시어머니 시아버지 친정 부모님 다 있는 곳에서.
가고 나서 진이 빠져 계속 멍하게 바닥만 보고 있는데
밥 좀 먹어야 하지 않니 쉬어야 될 거 같은데
자자 그런 소리 다 싫네요.
여전히 밥은 못먹고 있는 상태입니다.
먹을려고 하는데
억지로 먹는 것 보다는 나을 거 같아서요.
친정 엄마 아빠 도착하고 나서 방에서 나갔어요.
그리고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저를 보는데
엄마 얼굴 보자 마자 눈물이 쏟아져 내려서
가서 그냥 안겨서 울었어요.
울면 안되는 걸 아는데
그냥 속에서 치솟아서 애처럼 울고 말았네요.
울면 진이 빠져 머리아프고 힘들다는 걸 알아서
안울려고 하는데.
엄마가 토닥여 줘서 그냥 한참울었어요.
진짜 어떤 상황이던
엄마는 엄마인 게 느껴지는 거에요.
그냥. 뭐라해야 하지.
전 잘못한거 없는데 어릴 적에 혼났을 때
억울하고 서러워서 엄마품에서 우는 느낌 그런거요.
아빠는 울고 있는 신랑 시어머니 한테 가서
이게 무슨 상황이냐 그러고
시아버지는 면목 없다 그러고.
일단은 무슨 상황인지 묻는
엄마의 말에 저 인간한테 물어보라 했어요.
거실 소파에 앉혀주는데 같은 공간에 있기도 싫어서
다시 방으로 들어가고 싶었지만. 애써 참았죠.
그냥 등 기대고 앉아서 아프고
떙기는 허리에 천장만 봤어요.
무슨 일이냐고 묻는
엄마한테 띄엄띄엄 대답한 걸 전 그냥 들었고.
아빠는 옆에 앉아서 제 손을 잡으며 신랑을 보았죠.
바람을 폈다. 회사 후배와. 임신했고
그 사실을 안지는 얼마 되지 않는다.
어끄제 술먹다 왔는데 기억이 안난다.
시어머니는 신랑이 이야기를 할 때 마다
니가 제정신이냐고 왜 그랬냐며
울면서 신랑을 때리고
엄마는 믿지 못하겠는지 신랑만 봤어요.
아빠 역시 신랑을 보다가
그냥 손을 들어 신랑을 있는대로 때렸네요.
뺨이던 어디던.
그 모습에 놀란 시어머니가 말리려는데
엄마가 소리지르면서
뭔데 가만히 있으라고 그랬죠.
서로 집이 알고 지냈듯이
신랑도 저희 엄마 아빠와
알고 지낸지 오래여서 더 그런거 같아요.
뺨도 있는대로 내려치고
신랑은 그냥 운 얼굴로 맞고만 있고
지금 저 모습이 뱃속에 아이에게 안좋을 걸 알면서
아빠한테 감사하고 있는제
제가 어쩐지 한심스럽게도 느껴지고.
아빠는 평소 저희가 잘못한게 있으면
엄하게 행동하셨어요.
그 외에는 자상하고 엄마랑 싸운 적도 없으시고
그런 분이었는데.
저렇게 화난 것도 처음이고 그냥 손이 떨리고
심장이 막 뛰어서 엄마는 제 손잡고 울으시고.
다른 건 다 괜찮은데 화가 나 있는 아빠랑
제가 불쌍해서 우는 엄마 보는데
미안하다는 소리 밖에 안나왔어요.
내가 잘못한 것도 아니고 잘 못한 게 없지만
그냥 미안했어요.
신랑을 손으로 때리다 안되겠는지
리모컨으로 있는대로 때리고
시아버지는 가만히 보시고
시어머니는 좀 말려보라고 울으시고.
난장판이었죠.
전 엄마 안아주면서 토닥여줬어요.
애써 눈물도 안나오고.
남편 얼굴에서 피가 나오고 몸을 두들겨 맞아도
전 그냥 그만하라고 안했습니다.
다만 훗날 저 인간이 뭔가 조취를 취할까
더러움이 느껴져서 아빠를 말리는데
신랑이라는 놈이 그랬어요. 더 때려주세요.
더 때려 달라고 그래 가지고 방에서 챙겨서 나온 제 폰으로
녹음기 어플 설치해서 신랑말 녹음하게 했어요.
핸드폰 조용히 내밀으니까 울음이 터지는지
울다가 더 때려 달라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아빠는 신랑을 더 때렸구요.
본인이 때려달라해서 때려준거잖아요.
엄마 우는 거 닦아주고 엄마 토닥여주고.
시아버지는 고개 돌리고 있고.
그러다 여자 도착 했어요.
회사 끝나고 바로 온 거 같더라구요.
신랑 신나게 때리고 다시 지가 바람폈다고
지 입으로 말하는 거 녹음 중이었는데
초인종 소리가 들려서.
제가 부른걸 신랑은 모르고 있었나봐요.
신랑이 울면서 피 나고 막 그런 얼굴로
저를 올려다 보는데
전 그냥 무덤덤하게 바라봤어요.
제 얼굴을 막 보다가 앞으로 기어와서는
다시 울면서 미안하다 그러더라구요. 다 됐죠.
엄마는 울고 있고 아빠는 흥분중이고
시아버지가 일어나서 집 문 열어 주셨어요.
체념을 하신건지 내연녀인걸 아신건지
지 아들이 벌을 받아야 한다는 걸 아신건지.
여기서 큰 소리나봤자 본인 손해라는 걸 아셨겠죠.
문을 열고는 여자가 들어오는데
저는 처음 보는 사람이었습니다.
얼굴도 예쁘장 하게 생겼어요. 다른 분들처럼.
얼굴 보는데 화도 안나더군요.
시아버지를 보더니 있는 줄 몰랐는지
손에는 약봉지랑
신랑이 좋아하는 제과점 봉지가 들려져 있고
당황해서 아무말 못하다가
시아버지가 들어오라 해서
여자는 그냥 어거지로 들어왔습니다.
눈치챘겠죠.
정상 회로를 가진 여자라면.
하지만 저 여자는 정상이 아니니
못챘을 수도 있겠네요.
신발 벗고는 딱 들어서는데
눈치만 있는대로 보더라구요.
그러다 저를 보더니 부른 제 배도 보고.
뚫어져라 보는 것에 말했어요.
들어오시라고. 왜 안들어 오고 있냐.
눈치 볼만한 일을 저지른 건 아나보다.
기분 나쁘다는 표정으로 저를 바라보았지만
그러던 말던 신경 안썼어요.
본인은 상관없는지 그냥 서 있는 것에 제가 말했죠.
저 인간이랑 저 년이랑 바람펴서
저 년 뱃속에 애가 있는 상황이라고.
저도 다른 구체적인건 잘 몰라요.
저년이 회사 어느 소속 후배인지
직속 후배인지 다른팀인지 나이도 몰라요.
2년 후배라지만 나이가 많을 수도 있는 거잖아요.
굳이 알필요도 없구요.
이혼을 한다고 해도 제가 행복할 거 같지 않고
그렇다고 같이 산다해도 마찬가지 일 거 같아요.
여자는 죄송합니다. 그런 소리 하나 안했어요.
그냥 눈 똑 바로 뜨고 앉아 있는 저랑
엉망인 얼굴로 고개 숙이고
울고 있는 신랑만 보았죠.
아무도 입을 열지 않았고 제가 결국 말했어요.
그쪽 그러고 있는 거 그쪽 부모는 알고 있냐고.
그러더니 저를 뚫어져라 그냥 바라보더라고요.
정말 한성깔 하는 눈으로. 진짜 똑바로 쳐다봤어요.
그래서 말했어요. 난 지금 소송을 걸 생각이고
회사에도 네가 이 인간이랑 저지른 짓 말할 생각이고
그쪽 집에도 말을 할 생각이다.
본인은 잘못한게 없을 수 있지만
적어도 뱃속에 있는
그 아이는 법적으로 애 아빠가 없고
애 낳아서 나중에 엄마 난 아빠가 누구야?
할 시기가 되면
내가 찾아가 네 엄마는 유부남이랑
몸 뒹군 싼년이다 라고 말을 할 생각이다.
아이는 잘못이 없지만 키워주고 낳아준
엄마를 최대한 원망하고
더러워 할 수 있게끔 저는 만들고 싶어요.
잔인한가요. 뱃속에 아이도 있는데.
지우라고 말하고 싶지만
저도 엄마되는 입장에서 말이 안나오더라구요.
달려가서 머리칼이라도 쥐어뜯고 있는대로
발로 차고 후려 치고 싶었지만 참았어요.
하지만 있잖아요.
여자가 먼저 말했어요.
애 지우면 되지 않냐.
정말 뻔뻔하게 나왔습니다.
애 지울테니 네가 책임진다고 한거
네가 날 사랑한다고 한거
네가 나 가임기간에 안에 싸지르고
책임지겠다고 한거
그 값어치는 받아야 겠다면
돈달라고 지랄이더라구요.
지랄도 아니었어요.
눈 하나 안깜박이고 그런 소리 뱉었죠.
그게 지랄인지는 모르겠지만
성격은 더럽기 짝이 없었죠.
화가 머리 끝까지 나있었습니다.
그 자리에서 남편 휴대폰 가지고 와서
남편 동료들한테 있는대로 전화 걸었어요.
남편 동료들도 전화 했었거든요.
멀쩡한 사람이 회사에 안나오고
그러니 걱정이 되었었나봐요.
전화를 거니까 대부분 바로 받더라구요.
그 여자 이름 말하면서
남편이랑 불륜 저질러 애가졌는데
회사에 소문 좀 퍼트려 달라 그랬습니다.
그냥 신랑 폰에 있는
회사 사람들 찾아다가 다 연락했어요.
신랑 친구들 한테두요.
그 뇬 얼굴이 막 붉어져서 있는데로
소리지르고 다가오는데
엄마가 사지를 찢어버리기 전에
가만히 있으라 그랬죠.
핸드폰에는 여자 직원도 있었는데
어쩌다 판에서 얼핏 소식을 들은건지
알았다며 더 화내주시는 분도 있었죠.
하지만 그 뇬은
정말 자기는 잘못 없다 끝까지 그 표정이었어요.
마치 먼저 꼬신건 저 놈인데 나한테 왜 그러냐.
그런 표정으로 인상쓰고 있다가 말했어요 그 뇬이
내가 빨아댄거 자국 남아서 그거 가지고 그런 거 같은데
그거 아니었으면 어차피
당신 신랑은 말 할 생각 없었을 걸요?
알고 있어요. 그랬겠죠.
술도 안마셨다면 더욱 말도 안했겠죠.
정말 저런 경우 없는 경우는
생전 처음이라 황당하기 까지 했고
시어머니 시아버지는 더럽다고 느낀건지
닥치라며 소리지르시고.
엄마는 입을 벌려 아무말도 못하고 있고.
아빠는 그냥 신랑을 더 때리더군요.
나가 죽으라며 있는대로 때렸어요.
신랑을 때리니까 그 뇬이 왜 때리냐며
다가와서 말리는 걸
시어머니가 뺨을 때리고 내리쳤네요.
제가 댓글 보고 그랬거든요.
저희 부모님께는 절대 저 여자 손대지 말라고.
엄마는 때리고 싶은걸 애써 참으시는 표정으로 보고
시어머니가 여기가 어디라며
남의 집 대문 앞에 엉덩이 들이대고 알랑 거려놓고.
제 아들 맞는 걸 보니 속상하고 복창 터지고
그렇지만 말리자니 저지른 잘못이 너무 커서
내연녀 때리시는 거 같았어요.
저러다 유산 되면 제 잘못 아니잖아요.
냉정해 보일 수 있지만.
시어머니가 그냥 때리는것만 봤네요.
신랑은 여기저기 터진건지 피가 얼굴에 범벅이고.
정신을 똑바로 차려야 되지만
앉아 있는데 머리가 아파왔어요.
속도 다시 울렁 거리고 가슴은 답답하고
어지러운 거 같고 자리에서 벗어나고 싶었죠.
평소랑 똑같은 배인데
갑자기 부풀어 오르는 것 마냥 느껴졌어요.
그 뇬은 시어머니한테서 뺨이랑
몸 여기저기 맞다가 울면서 나갔어요.
내일이 토요일이라 안타깝지만
주말 사이에 소문이랑 소문은 다 퍼지겠죠.
그 꼴을 보고 싶더라구요.
얼굴 새빨개져서 아무말 못하고 있는 꼴이요.
바들바들 거리는 거.
그 여자 나가고 나서
아빠는 신랑을 있는대로 때리고는
친정 가서 있자 그랬는데 여기가 제 집이잖아요.
나갈거면 신랑이 나가야죠. 그렇게 말했어요.
어차피 결혼할때 집도 반반 해서 했는데
명의 내이름으로 돌려야 겠다.
군말 없이 알겠다고 하는 것도 녹음해서 저장했습니다.
신랑은 적어도 치료는 하게 해달라는
시어머니의 말에
아빠가 치료 다 되면 또 팰테니 알아서 하라 했어요.
지방에서 일하던 오빠가
제가 좋아하는 음식 사서 뒤늦게 들어왔는데
뭐야 왜 이래. 이러더라구요.
아무런 상황을 모르는
오빠에게는 엄마가 무슨 상황인지 말해줬고.
신랑을 보던 오빠가 화가 났는지 욕을 내뱉고.
시어머니 아버지는 갔어요.
시아버지가 바람을 핀 경험이 있어서
핏줄 탓이라며 당신 탓이라고 어머니는 우시고
아무런 말도 못하시는지 가만히 있다가
제가 하고 싶은대로 다 하시라 했습니다.
물론 그것도 녹음했어요.
신랑은 오빠가 데리고 갔습니다.
치료를 하게 했는지 뭘 했는지 전 몰라요.
나 어차피 혼자 사니까 너 내 집에서 있으라고
오빠가 하는 말에 신랑은 그저 알았다고 했죠.
오빠 성격상 가만히 둘 것 같지는 않지만요.
신랑 폰은 계속 제가 가지고 있습니다.
오빠도 엄마도 아빠도 미안하고 너무 고마워서.
댓글 중 한 분이 그랬어요.
그래도 부모님은 든든하다고.
얼마나 때린건지 손이 까진 아빠 모습 보면서
미안하다며 고맙다고 울고 말았네요.
그리고는 실신한 듯이 잤어요.
은연중에 스트레스 때문에 피곤했던 건지.
조금 자고 일어나서 생각이나 이렇게 쓰네요.
어느 때보다 잠잠해요. 그리고 화도 가라앉혀 졌어요.
아까 때 보다 한줄 한줄 그래도 빠르게 써내려가요.
여전히 갑갑하고 한숨만 나오지만 견딜만해졌어요.
지금은 혼자 방에 있을 때 처럼 멍하지 않아요.
제가 좋아하는 닭죽 푹 끓여주는 엄마랑
지금 이거 쓰면서도 아빠 옆에서 보고 있어요.
쉬고 있지 뭐하는 거냐고 하는 거에
나 응원해주고 힘내라고 가족 처럼 아껴주신 분들이
얼굴도 모르는 인터넷에서 많이 있었다.
적어도 감사하다고 하고 싶어요.
대학 졸업하자 마자 하고 싶은 일 몇 년 못하고
결혼했는데 사람의 대한 배신감이랑
이제는 믿을 사람도 없겠구나 하는 걸 느겼어요.
혐오감같은 것도 들 것 같았어요.
양심없이 이럴 수 있는
사람이 있다는 것에 대해 느꼈으니까.
누구도 만나기 싫어지면 어떡할까라는 말에
아빠가 그러셨어요.
세상에는 좋은 사람들이 더 많다고.
잘못은 저 ㅅㄲ가 했으니 넌 몸만 신경쓰고
다른 건 아빠랑 엄마가 해줄테니 지금은 쉬라고.
저 사랑하는 사람이 많대요.
삼촌 고모 친구들 아빠 엄마 제 일 동료들.
그러니 혹시나 너까지 더럽다 생각하는 거라면
그런 생각하지 말고
제 자신을 자책하지 말고
넌 여전히 엄마 다음으로 예쁜 내 딸이래요.
바로 누워 있는데 배가 눌러서 숨쉬기 힘들다가
아빠 말에 감동받아 우는 바람에 허덕이기도 했네요.
전 여러분들이 해주신 조언 그대로
이대로 그냥 넘어가지도 않을 거에요.
이제 시작이죠.
병원에도 가서 청구서 해오라는
오빠의 말에 알았다고 했고
솔직히 아기도 걱정이 되어서 가볼려고요.
34주 조금 있으면 35주인데
살도 얼마 안쪄서 더 걱정이고
먹어야 하는데 말이죠.
양수가 적다고 해서
이온음료만 들이킨 적이 있었는데
지금 그러고 있어요.
화가 나고 치가 떨리고
그 뇬 면상을 어떻게 해버리고 싶고
떠올리면 욕이 나오지만
저 때문에 애써 제가 더 미안하고
그럴까 슬픈 티 안내시는 부모님덕에
지금 버틸 만해요.
자다가 꿈에서 나오지는 않을까 가만히 앉아있는데
행복했던 것들이 그냥 떠올라
서럽게 울 것 같지만 세상이 답답하고 힘들지만
그래도 견뎌 볼게요.
제가 견딜 수 있게 도와주셔서 감사했습니다.
그리고 저 내연녀랑 동명이인인
소중한 많은 분들 께도 죄송합니다.
이름은 수정해서 지울게요.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