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친이랑 버스을 탔는데
자리가 없어서
남친은 맨 뒷자리에 앉았고
난 두명 앉는 자리에 앉았음
원래 여자분이랑 같이 앉아 있었는데
내리셔서 나 혼자 앉아 있던 중
다음 정류장에서 어떤 할머니가 짐을 들고
타셨는데 할머니한테서 진짜
생전 처음 맡아보는 강한 비린내와
역겨운 냄새가 진동함
나 뿐만 아니라 사람들이
다 표정 찡그리고 코 막고 있었음
나 어릴적 시골에서 자라서
웬만한 똥냄새도 참고 견디고
(소똥 치우는 게 내 담당이였음)
비위가 그렇게 약한 편이 아님
근데 하필 그 할머니가 내 옆에 앉더니
할머니가 들고 있는 짐을 나한테 거의
내 발밑에까지 짐을 밀어넣으시고
안고 있는 짐은 내 허벅지 반위로 올라올정도로
큰 부피를 차지함
아직도 그게 뭔지 모르겠음
그냥 생선비린내 정도면 참았을텐데 정
말 역겨울정도로
시큼하면서 묵직한? 강한 냄새가 났음
정말 참기 힘들정도로 머리가 아프고 역겨워서
창문을 조금 열었는데
그래도 심각하게 냄새가 남
할머니 몸에서도 났고 짐을 들고 타셨는데
그 짐에서도 엄청나게 냄새가 남
앞자리 사람들이 슬쩍 뒤를 돌아보고
창문 열 정도인데 바로 옆에 앉은 저는 어땠을까요
진짜 당장 토하기
직전이라 할머니께 “저 좀 일어날게요” 하고는 후다닥
안쪽 자리에서 빠져나와서 손잡이 잡고 섰음
도저히 같이 앉아있을수가 없어서 손잡이 잡고
서서 갔는데
버스에서 내리자마자 남친이 무례하다고 뭐라고 하는거임
내가 상황설명 했고 남친도 맨뒷자리인데 냄새를
맡았다 할정도인데 난 오죽했겠냐며 반박하니까
그래도 할머니가 얼마나 무안하셨겠냐며
20분만 참으면 되는데
그걸 못참고 기어코 일어서서 가면
할머니 입장에선 “나한테 냄새가 나서 피하는구나”
라고 생각하게 된다는거임
할머니가 새파랗게 어린 나한테
얼마나 민망하고 모욕감을 느끼셨겠느냐며
계속 훈계하는데 난 이해가 안됐음
냄새도 적당히 나야 참고 타지 심각할정도로 나는데
어떻게 참으란거임?
내가 할머니한테 눈치주고 짜증낸것도 아니고
할머니 입장에선 그렇게 느꼈더라도
난 어쩔수 없는 부분이라고 생각함
여러사람이 이용하는 교통버스에 냄새나는 물건을
들고 타는 자체가 잘못된거니까
난 할머니가 잘못이라고 생각함
그래서 그렇다고 말하니까
남친이 나보고 가정교육 못받은 사람 같다고
앞으로는 어디가서 그러지말라고 함
빡쳐서 너나 평생 참고 살라고 하고
먼저 왔는데 아직도 화남
평소에 남한테 싫은 소리 못하고
내가 늘 손해보고 살아옴
주변에선 바보같을정도로 착하게 산다고
다 걱정이라고 하는데
정말 진짜 웬만해서는 내가 참았을거임
근데 역겹고 토할정도로 냄새가 심하게 나고
바로 뒷자리 앞자리 사람들도 냄새난다고 코막고
창문 여는데 나라고 별수 있겠음? 난 옆자리라 창문 열어도
냄새가 직빵으로 오는데…
냄새나는 물건 들고 탄 할머니가 잘못이지
내가 잘못은 아니라 생각함
어떠세요? 다른분들이 보시기에도 제가 잘못된건가요?
그럼 역겨운거 꾹참고 앉아서 가다가
버스에 토라도 했어야했을까요?
아님 목적지가 멀었는데도
할머니 입장 고려해서 정말 내리는척
목적지가 아닌 다른 정류장에 내려야했을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