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20대 후반 여자입니다
제가 어렸을 적 아빠의 주사, 폭력, 불륜 등으로
하루도 편한 날이 없었어요
거의 매일매일 부부싸움을 하셨고
그럴때마다 제가 가장 먼저 한 일은
부엌에 있는 칼을 제 방에 숨기는 거였고
아빠는 엄마에게 생활비를
정말 단 한 푼도 주지 않으셨고
딸 둘을 엄마 혼자 일하며 감당했어요
엄마는 일을 3개를 다니셨고
한 번 쓰러지신 적이 있는데
이유는 수면부족 때문이었습니다
아빠는 거의 매일 술에 취해서
새벽에 집에 오면 절 꼭 깨우려고 했고
저는 술취한 아빠와 대화하기 싫어서
잠자는 척 하면은 아빠는
제가 키우던 햄스터를 밖에다 버렸어요.
그러면 제가 어쩔 수 없이
햄스터 때문에 일어나니까요…
그러고선 잔소리를 1시간 넘게 들어야 했고
아빠가 방에 들어간 뒤에야 다시 잠 잘수 있었습니다.
엄마는 자기자신처럼 딸들을
살게하지 않으려고 어떻게든 벌어서
저를 학원 보내려고 안간힘을 쓰셨는데
엄마한테 돈 한 푼 안주는 아빠는
그런데다 왜 돈을 쓰냐고 했었죠…
제가 고등학교 들어갈 때
결국 이혼을 하셨는데
왜그리 오랫동안 참고 이혼을 안했냐고 물어보니
딸들 때문이라고 하셨습니다.
저는 엄마가 빨리 이혼하길 바랬는데 말이죠.
가슴이 아팠어요.
아빠는 딸들을 키울수 없다고 하셨고
이혼 후 저는 엄마와 살았어요.
아빠와 엄마는 남남이지만
딸들이라도 보러올 줄 알았는데
궁금하지도 않은지 연락하지도 않으셨습니다.
그렇게 아빠 없이 살았고
엄마 혼자서 딸들 대학 보내시고
취직하기 전까지 전부 뒤에서 받쳐주시고
이제서야 제가 자리를 잡고
이제 제가 엄마를 챙겨드려야 할 때가 됐네요.
딸들한테 올인하느라 노후자금도 못모으셨는데
이제부터는 제가 챙겨드리며
은혜를 갚아나가려고 합니다.
그러다 어제 우체국에서 전보가 왔습니다.
요양원에서 보낸거더라구요.
아빠가 폐암으로 위독하다고 합니다.
그렇게 미워하던 아빠였는데
마음이 아프고 눈물이 나는게 어쩔 수가 없네요.
하지만 저는 거기에 찾아가지 않을거에요.
제가 간다면 부양의무라던가
병원비라던가
제가 감당해야 할 문제가 될 것 같아서요.
저한텐 안타깝게도 그런걸
감당할 경제적 여유가 없습니다.
그동안 고생해서 여기저기
아픈 엄마 병원비,약값과 노후자금에 필요한 돈
그리고 저한테 쓸 생활비 하면 정말 남는게 없어요..
저한텐 가족을 나몰라라한 아빠의 위독한 상황보단
그동안 고생했던 엄마가 더 중요합니다.
위독해서 얼굴이라도 보라고
전보가 온거지도 모르지만…
혹시나 내가 병원비를 부담하게 될수도 있을까봐
외롭고 아플 아빠를 보러가지 않기로
결정했다는게 왜인지 죄책감이 느껴지네요. ..
잠도 오지않고 답답한 마음에 그냥 써봤어요.
두서없는 넋두리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