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례식장에서 알게 된 우리 외갓집의 집안 수준

우리 가족은 쓰레기였지만

친척들은 다들 좋은 사람들이고

정말 화목한 집안이었음.

할아버지 장례식 때 큰 이모가

“우리 아부지 웃으면서 가셨고
겉치레 따지는 분도 아니었잖아.


술상이면 어떻고 놀자판이면 어떻냐.


아버지가 가신 건 가슴아프지만


아버지 살아생전 우리가 행복하면
아무것도 상관없다고 하셨고


지금도 그렇게 생각하실거라 믿는다.


이렇게 우리가 다같이 모일 수 있는 것도
몇번 없을텐데 아부지께 우리가 사이좋게
잘 지내고 있는 모습 보여드린다고 생각하고
옛날처럼 웃으면서 밥이나 먹자.


야 아들! 카드 줄테니까 차타고 가서
안주랑 술 사와 오늘 소주, 맥주로는 안되겠다”

그리고 11시 쫌 넘어서 조문객 없으니까

책상 한쪽으로 몰고 진짜 옛날 명절처럼

장난치고 웃으면서 이모, 이모부들끼리

“사망보험금은 다 내꺼야 이년들아 ㅋㅋㅋ
내가 그때 너네 도시락 챙겨준거 잊었냐?”

이러면서 놀더라.

그렇게 장례식 마치고 나서 보험금하고 유산은

7남매 중 제일 못사는 순서대로 나눠가짐.

제일 못사는 우리집이 절반 넘게 받았고

제일 잘 사는 큰이모는

할머니, 할아버지가 마지막까지 쓰시던

지팡이만 받는다고 하셨는데

동네에서 제일 큰 나무 가지로 만든거라

할머니, 할아버지도 귀하게 쓰시던 거였음.

나도 뭉클했는데

이정도면 좋은 집안이 아닌가 싶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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