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원래 165에 65kg 정도 나갔어요
딱히 살을 빼야 한다는 생각이 없었고
제가 통통해서 뭐 불이익을 받았던가
뭐 그런일 하나도 없었고
나름 제 몸에 만족했거든요
그렇게 남친도 사귀고 연애 2년하다가
결혼 이야기가 나왔어요, 남친은 185정도에
몸무게는 잘 모르겠고 보기 좋아요
그래서 올 여름에 결혼 하기로 했어요
근데 그렇게 결정을 하니까
갑자기 살이 너무 빼고 싶어지더라고요
그래서 4개월 동안 15kg빼서 유지중이에요
평소보다 1시간 일찍 일어나서 운동하고
퇴근하고 1시간 운동하고
주변에서도 진짜 예뻐졌단 소리듣고
제가 봐도 진짜 예뻐졌어요
처음에는 남친도 응원했죠
근데 제가 한 8kg쯤 뺏을 때 쯤에 남친이 정색하며
한테 진지하게 다이어트 계속 할거냐 채근하고
살찐게 더 괜찮다고 하고 또 원래 안그랬는데
무슨 의처증 걸린것마냥 행동하더라고요.
원래는 헬스장에서 운동했는데
남친이 하도 그만두라고 해서
헬스장도 그만두고 집에서
홈트레이닝이랑 필라테스 시작했어요.
그래도 전 계속 다이어트 했어요.
그때는 인생 최고의 리즈시절을 결혼식에서
만나겠단 생각으로 열심히 다이어트 했던것 같아요.
지금은 잘 모르겠어요.
일단 전 지금 제 모습에 만족합니다.
근데 남친은 제가 다이어트 중인거 알면서도
데이트마다 맛집가서 뭐 메뉴 여러개 시켜서
다 먹으라고 하고 난 싫다고 배부르다고 하면
남친은 지금 다이어트 때문에 안먹는거 아니냐면서
자긴 살찐게 더 좋으니까 먹어라하고
나는 싫다 난 살뺀게 더 좋다.
안 먹을거다 다음부터는 적당히 시켜라하고.
그렇게 싸우고 집에 가면 미안하다고
자긴 살 찐게 더 귀여워서 좋다고 전화오면 화해하고
다음 데이트때 또 밥먹으러 가면
왕창 시키고 또 싸우고 반복이죠.
제가 어릴때부터 부모님한테
음식 남기지 말라고 교육받았고
또 음식 남기는건 진짜 아니라 생각해서
어디가서 음식 남기지 않거든요.
남친은 그걸 알고 제가 싫다 그래도
들은척 안하고 식당가면 음식을 왕창 시켜요.
그럼 남친이랑 싸우더라도 결국 다 먹고 나오거든요.
또 전에는 남친이 친구들이랑 모임을 갖던
심하게 터치 안했어요. 저도 마찬가지고요.
요즘은 어디 술마신다고 하면 꼭 자기를 부르래요.
남자 낀 자리에는 절대 혼자 못 간다고 해서
그걸로도 미친듯이 싸웠어요.
전 원래 전에는 신경안쓰지 않았냐
왜 그러냐 그러면 남친은 이제 결혼할건데
그때랑 다르지 않냐고 하면 할말이 없는거에요.
그렇게 연애 2년동안보다
최근 4개월을 더 박터지게 싸운것 같아요.
그러니까 진짜 갑자기 결혼이 하기 싫어졌어요.
여전히 남친을 사랑하지 않는다면 그건 아니고
그냥 예전 남친 모습이 그리워요.
그때 그 사람이랑 지금 이 사람이랑 다른 사람인것 같아요.
남친도 저한테 그런 기분일까 생각도 해봤는데
그럼 제가 다시 살을 15kg 찌워야 하는게 맞는건가요?
전 지금 제 모습에 정말 만족하거든요.
그래서 요즘 이별을 진지하게 생각하고 있어요.
남친이랑도 진지하게 이야기 해봤지만
말이 안통해요.
제가 자꾸 이런식이면 우리 결혼도
다시 생각해봐야 할것 같다 하니까
이러려고 살 뺐냐고 딴놈 생긴거냐고 화내고
그렇게 서로 잔뜩 화나서 헤어지면
나중에 다시 미안하다고 연락오고.
남친이랑은 결국 이런 이야기가 계속 반복됩니다.
저는 남친이 이러지만 않는다면
해결될 문제라 하고 남친은
제가 다이어트를 그만하면 해결될 문제라고 하고.
뭐 이게 다에요.
그냥 하도 심란해서 써봤어요.
뭐 좀 나아진것도 같네요.
후기
진짜 어디다 이야기할수도 없는 이야기라 생각해서
그저 넋두리 푸는것처럼 글을 적었는데
많은 이야기들을 해주셔셔 깜짝 놀랐어요.
사실 이 글은 홧김에 쓴게 아니에요.
나름대로 이제까지의 남친의 모습과
제 모습 되짚어보면서
저 나름대도 정리한 이야기들을 쓴겁니다.
좀 더 이야기하자면 남친이랑 진짜
제대로 진솔하게 이야기 하기 전에
제가 먼저 제 생각을 써본거에요.
이제까지 서로 감정이 격양되어서
제대로 이야기를 못나눈것 같아서
이번에는 제대로 이야기 해보려고
예행연습차 써본겁니다.
그러다보니 제가 저한테 포커스 맞춰서
제 이야기를 써서 남친욕이 너무 많아서 깜짝 놀랐어요.
남친 욕이 많아서 조금 더 자세히 쓰자면
그렇게 생각하시는것처럼 찌질하고
자존감 낮은 사람은 아니에요.
남친이랑은 단골 음식집에서 만났어요.
서로 거기서 혼밥하다가 자리가 없어서
같이 앉으라 해서 같이 먹었는데
저녁시간에 자주 오다보니까
계속 같이 앉아서 먹게 되다가 친해젔어요.
둘다 먹는거 좋아하고 관심사가 비슷해서
같이 주말마다 전국 맛집 탐방하러 다니다가
연인사이로 발전했고요.
일단 한가지는 확실한거는
제가 통통했을때 남친이 제 자존감을 빨아먹는다거나
저를 깎아내린다거나 나니까
너를 만나준다는 이런식의 태도는 전혀 없었어요.
계속 볼살이랑 뱃살을 만진다는지 그런거 빼면요.
지금도 자기는 살찐게 더 좋다고만 하지
살뺀 모습에 대해서도 안좋은 말은 하지 않아요.
사실 제가 결혼전에 독하게 다이어트 한게
남친 때문이기도 하거든요.
남친은 키도 크고
운동도 꾸준히 해서 몸도 되게 좋아요.
그러다 보니까 결혼식때 남친 옆에 서 있을
제 모습 생각하면서 독하게 뺐고요.
굳이 이말은 쓰기 싫은데 안쓰면
또 남친 욕이 나올것 같아서 덧붙이자면
생긴것도 정말 제 스타일이에요.
음 잘생겼다는 소리에요.
이 이야긴 여기까지 하고
오늘 남친과 제대로 대화를 나누고 왔어요.
아니 따지자면 지금 옆에 앉아서 같이 글 읽고
댓글 읽으면서 좀더 마음속에 있던
이야기를 나누고 있으니
현재진행형이라 해야겠죠.
그동안 서로 오해했던게 많은것 같더라고요.
제가 아무리 평상시처럼 지내려 해도
단기간에 살을 많이 빼다보니
날카러울 수밖에 없었고
남친 입장에서는
제가 다른 남자랑 바람을 피는것 같았데요.
자기는 단 한번도 나한테 살 빼라는 소리 한적도 없고
마른 사람이 좋다고 한적도 없는데
갑자기 말도 없이 살을 빼니까
좋아하는 남자가 생겼나.
그 남자가 그렇게 좋아서 미친듯이 살을 빼는건가
하는 생각이 들어서 살을 빼면 자기 찰까봐
그렇게 다이어트를 방해했다고 이야기 했어요.
이 부분에 대해서는 저도 할말이 없는게
애초에 다이어트 시작 이유가
결혼식 때 남친 옆에서 꿀리고 싶지 않아서여서
부끄러워서 제대로 이야기 하지 않고
그냥 나 다이어트 한번 해볼려고 라고만 이야기 했거든요.
남친도 처음에는 별생각 없이 그래 응원할게 했는데
10kg 넘게 단기간에 살을 빼니까
너무 이상해서 차마 저한테 말은 못하겠고
혼자 따로 좋아하는 남자가 생겨서
살을 그렇게 빼는건가 억측을 했데요.
거기다가 자기한테 좀 쌀쌀맞아지고
날카로워 진것까지 합쳐져서 살 다빼면
자긴 환승이별당할꺼라고 생각해서
그렇게 다이어트를 방해했다고 했어요.
그렇게 제가 좋아하는 사람이 생겼다고 생각하니
나한테 말하면 이 기회에 버림 받을것 같고
그래서 일부로 주변 사람들에게
제가 엄청 집착하는 남친 있다고 알리려고
술자리마다 따라 나가고 누군진 모르겠지만
제가 짝사랑 한다고 생각하는
놈한테 경고한다고 그렇게 주구장창
친구들 만날때 따라나와서 쉬지 않고
애정행각을 해댔다고 했어요.
자기도 혼자 망상하고 억측해서
이런거 미안하다고 했고 저도 미안한게
이제까지 제 행동을 돌아보니 다이어트 한다고
피곤해서 남친 연락도 많이 못받아주고
기분도 좀 날이 서있었고
주말에 필라테스랑 마사지 받다보니
데이트 횟수도 많이 줄었고
가장 중요한건 제가 살빼는게 남친 때문에 빼는거여서
이런 일을 자세히 이야기하지 않았고
양해를 구하지 않았다는 거에요.
나중에 다 빼고 깜짝 고백하려 했거든요.
제가 남친 입장에서 생각해보니
마음이 식었다고 저라도 오해하고
서운했을것 같아요.
그러니 제가 전에 이별하자고 이야기 했을때
진짜 나 환승이별 당하는구나 생각해서
그렇게 너가 어떻게 나랑 결혼까지 하기로 했는데
딴놈이 생기냐고 화가 너무 나서
제대로 이야기를 들어보려 하지 않은 점은
자기도 너무 잘못했다고 하고 있어요.
그렇게 서로 미안하다고 끌어안고 엉엉 울다가
제가 네이트판에 글 쓴게 떠올라서
들어가 봤는데
우리 이야기가 너무 관심을 많이 받은거에요.
그렇게 글 읽고 댓글 같이 읽으면서도
재밌는 이야기 많이 했는데
그거까지 다 쓰기에는 글이 너무 길어지네요.
한가지만 덧붙이자면 덕분에 댓글 같이 읽고
서로 속마음을 더 털어놓고 다음에는 그러지 말자고
반성하고 재밌게 웃기도 하고
진짜 좋은 시간 보낼 수 있었어요.
이제 저희는 장봐온거
요리해서 거하게 저녁 차려먹을려고요.
저도 다이어트 그만하고
55 정도만 건강하게 유지하기로 이야기 했어요.
남친이 제가 결혼식때 자기한테
꿀리기 싫어서 다이어트 했다고 하니까
기분이 좋은지 자기가 거하게
한상 차려주겠다고 이것저것 샀는데
과연 다 먹을 수 있을지는 모르겠네요.
그래도 전 뭐 음식 남긴적은 없으니까 가능하겠죠??
모두들 맛있는 저녁식사 하세요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