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견례도 다 끝난 상태인데요
주말에 예비시댁에서
저녁먹으러 오라하시길래 갔다왔어요
저는 예비시댁 좋다 생각했어요
밥차리는 거 절대로 돕지 못하게 하시고
설거지도 예랑이 시키고 저 너무 예뻐해주시는데
이번에 저녁먹으러 갔는데
갑자기 요리는 뭐뭐 할줄 아느냐 물으셨어요
딱히 잘하지도 않고 못하지도 않아요
레시피 찾아보고 만들어보는 정도?
그런데 시어머님이
본인 집안에서는 짬뽕과 감자탕을
밖에서 절대 사먹지 말고
제가 배워서라도 꼭 직접 해줘야 한다며
많은 거 안 바라고 딱 이거 두개만 신경써달래요
근데 전 짬뽕이랑 감자탕 그닥 좋아하지 않아요
있으면 먹고 없으면 안먹는 정도인데
그럼 굳이 먹을 필요가있나 싶기도하고
그 손이 많이가는 걸
내가 꼭해야하나 싶기도 해서
“맞벌이인데 제가 그걸 어찌하나요?
차라리 안 먹겠다”라고 말하자
시어머니가 한숨 푹 쉬더니 저한테 하는 말이
그래서 부탁하는거니까 이것만좀 들어달라하셨어요.
워낙 예랑이 짬뽕이랑 감자탕 좋아해서 그러는거라고요,
제가 안해주면 밖에나가서
사먹을텐데 절대 안된다는거에요.
예전에 먹거리에 관련된 방송보시고 기겁하셨대요.
짬뽕에 양잿물에뿔린 해산물집어넣고
감자탕은 식당아줌마들이
다른사람이 먹다남긴 뼈 새로끓여내거나
고무장갑으로 막 잡는거 보고 기겁하셨대요.
여기서부터는 저도 좀 어이가없어서
그럼 어머니가 예랑좀 가르쳐달라했어요.
저 요리 원래못해서
면빨직접뽑고 뼈손질할 재주없다고요.
그러니까 하시는말이,
그래도 술먹고들어온 다음날
해장은 니가 시켜줘야하지않겠니. 이러십니다.
막상 배워보면 안힘들다고요.
해산물 손질도 면뽑는것도 뼈 손질도, 그냥 다 쉽대요.
저 출근준비안하고
아침부터 면뽑고 뼈손질하고있으라는말인지..?
그리고 그와중에 솔직히 궁금해서
짬뽕은 양잿물에 불린 해산물이 걱정이시라면서
면은 왜 직접뽑아야하냐고 하니까,
이왕 집에서해주는건데
다 정성들여 해주면 좋지않겠냐고 하셨네요
싫은건 싫은거라 딱 거절했더니
예비시부모님 두분다 마음 상하셨나봐요.
어제저녁에 퇴근하고
같이 밥먹는데 예랑이 그러더라고요.
다른집처럼 많은거 바라시는것도아니고,
우리둘 건강생각해서 하신말씀인데
그걸 그렇게 거절했었어야하냐고요.
제가 어이없어하니까 더이상 아무말안하긴했는데
그래도 본인도 마음상했다고
그건 알아두라하더라고요.
고작 두개가지고 너무 칼같이쳐냈나?
싶기도 한데 더생각해보면
만약 거기서 제가 알겠다고했으면
결혼하고 난 후 내내 짬뽕이랑 감자탕으로
스트레스받을것같더라구요.
저거 두개때문에 제목에 파혼한다고 적은게
너무 과했다 싶기도 하지만 솔직히 고민중이에요.
제가 무슨 요리에 열정이있는 사람도아니고
무슨 면을 직접뽑고
뼈손질을 해서 그걸 만들어주나요.
여기올라오는 글들 많이 읽는데
예랑이 저를 이해해주려 하지도않고
부모님편부터 드는게
여기서 많이보는 패턴이거든요.
선배님들 조언부탁드릴게요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