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 주말 저와 사촌언니랑
사촌 언니 예비신랑 이렇게
셋이서 만나 술자리를 가졌는데요
저는 평소에 약산 세미스모키 스타일로
화장하는 것을 좋아하는 편이고
평소와 같이 화장을 하고 나갔는데
사촌언니 예비신랑이 대뜸 저에게
“화장을 왜 그렇게 진하게 하고다니세요?”
저는 원래 화장을 이렇게 하고 다니는 걸
좋아하고 제 취향이라고 말했더니
“아… 쫌 그쪽에서 일하는 사람같아 보여요”
이런 말을 꺼냅니다;;
처음에 저와 사촌언니는 메이크업이나
뷰티쪽에 일하는 사람같다 라고 해석했는데 ,그 사람이
그 사람이 대놓고 저에게
“아니 그거 말고
화류계 쪽에서 일하는 사람 같다고요”
언니는 당황해서 예비신랑을 나무랐고
저는 순간 기분이 더러웠지만
결혼 한달 앞둔 사람들이고
술자리 분위기를 망치고 싶지 않아 넘어갔어요
그리고 2차 술자리에서도
문제없이 얘기를 잘 하고 있었는데요
사촌언니가 혼자 화장실을 갔을 때
예비신랑이 제 얼굴을 빤히 쳐다보며 하는 말이
“나이가 스물 초반이면 더 젊게, 더 연하게,
더 여성스럽게 화장해도 예쁜데
왜 그렇게 화장을 해요?
솔직히 말하면 그쪽 화장 좀 싸보여요”
결혼하면 앞으로도 볼 사람이고,
특히나 예비신부의 친척, 즉 처제인 저에게
저런 무례한 발언을 계속 한다는 것에
저는 더 이상 참을수가 없어
“저는 제 취향에 맞게 꾸미고 다닐 뿐이고,
제 돈 주고 산 화장품을 제 손으로
제 얼굴에 바르겠다는데
당신이 참견할 이유없습니다
더더욱 당신의 취향에 맞지 않다는 이유로
나를 그런식으로 매도할 자격도,
제가 당신한테 그런 소리 들을 이유도 없습니다”
라며 따졌습니다
그러더니 예비신랑은
“아~ 멋있네요~ 최고예요~”
라고 말하며 박수를 치고
엄지손가락을 세우는 둥 저를 한껏 비꼬았습니다
마침 화장실에서 돌아온 사촌언니가
상황을 전해듣고는 예비신랑에게 화를 냈습니다
나랑 결혼하면 얘 얼굴 안볼거냐고,
얘네 가족들은 안볼거냐고
오빠보다 열세살이나 어린애한테 그게 할 소리냐고
예비신랑은 또 자기가 언제 저보고
화류계 여자같단소리를 했냐며 발뺌을 하더라구요
발뺌이라기보단 술에 취해
본인 입으로 지껄인 소리 조차
기억 못하는걸로 보였습니다
사촌언니가 당장 저에게 사과하라고
화를 내니 예비신랑은 잔뜩 꼬인 목소리로
“아~~예~~죄송합니다~~”
이런식의 장난섞인 말투로 사과아닌
사과를 했습니다
그 사람의 태도에 더더욱 기분이 더러웠고
사촌언니 역시 지금 이게 뭐하는짓이냐며
그 사람에게 화를 내니
그 예비신랑이라는 작자는 왜 자기 편은 안들어주고
사촌동생 편만 들어주냐고 도리어 화를 냈습니다
사촌언니는
“얘는 내 친척이고 핏덩이일때부터 봐온 애라서
엄청 아끼는앤데 당연히 말 함부로한 오빠가 아니라
핏줄인 얘 편을 들지”
라며 반론하자 예비신랑의 다음 태도가 정말 가관입니다
말이 끝나자마자 사촌언니를 한껏 노려보더니
주먹을 꽉 쥐더라구요
저는 순간 ‘언니를 때릴려고하나?’ 하는
생각까지 들었고 아무리 술에 취했다한들,
본인의 밑바닥을 보여주는
그 사람의 행동에 어이가 없었습니다
오히려 적반하장으로 본인이 앉아있던
의자를 발로 차고는 나가버리더라구요
그 이후에 삼자대면을 했을때도
사과하려는 의지 조차 안보였고
그저 상황을 모면하고 싶다는 것만 눈에 보였습니다
끝까지 본인은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핑계를 대며
저에게 그런 소리를 한 적이 없다고 우기기에
저와 언니가 똑똑히 들었다고 하자
“아 그럼 내가 그런 소리를 했다 치고”
“그렇다면 미안합니다”
“저는 그런 뜻이 아니었는데”
이런식의 형편없는 태도로
상황을 모면하기만 급급했습니다
결국 저는 제대로 된 사과를 못받았습니다
신부 측의 친척을 보는 자리에서
본인 스스로 자제 할 줄 모르고
술에 잔뜩 취해 칠렐레팔렐레한 것도
이해가 안갈뿐더러
아무리 술 취해서 기억이 안난다 한들
본인의 실수는 사과를 하는 것이
맞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앞으로 한 달 뒤면 결혼식이 열리는데
저는 이 사람 얼굴은 쳐다보기도 싫을뿐더러
저희 가족의 일원으로 받아들이기도 싫습니다
후기
너무 화가나서 두서없이 작성한 글인데
톡커까지 올라가게 될 줄은 몰랐네요
많은 분들이 우려하시는 사촌언니는
결혼을 무르는 일 없이 그대로 진행할 것같네요
집이랑 양복,혼수,예물,웨딩촬영 등등..
결혼 준비를 이미 돈들여
일찍 다 해서 그런 듯 해요
이건 언니의 인생이니
제가 옆에서 왈가왈부 할 건 못되지만
만일 제 예비신랑 될 사람이
제 앞에서 저런 밑바닥을 보였다고 하면
저는 아무리 돈을 많이 들여
준비를 일찍 다 했다고 한들, 제 결혼식이고,
제 인생이 달린 문제이고,
돈으로 제 인생을 되돌릴 순 없는 것이니
부모님이 난리를 치시는 한이 있어도
다시 생각하는 시간을 가졌을 것 같습니다
결혼식이야 원래 친했던 사촌언니니까 가더라도
결혼식 이후엔 그쪽 내외와는 되도록
마주치지 않을 생각입니다
다만 그 이후에 일어나는 일에 대해서
저에게 이야기를 꺼내온다면
저는 그냥 입 닫고 있을렵니다
상황이 어찌됐던 결국
당사자의 선택이 좌지우지 할테니까요
많은 분들이 부모님께
이야기를 털어놓는게 어떻겠냐 말씀하셨는데
일이 있고 다음날에 바로 부모님께 말씀을 드렸습니다
딸이 초면에 그런 되도않는 소리를 듣고왔는데
엄청 화나신건 당연하시고,
결혼식 때 저와 같이 가셔서
예비신랑 불러다가 한 소리 하실려고 하네요
다만, 저희 부모님도 언니의 결혼 결정에는
선택권이 없으니 언니가 알아서
유도리있게 잘 할거라 믿고 맡기겠다고 합니다
만일 그 사람이 뒤늦게라도
저에게 사과를 하겠다고 한들,
저는 그 사과를 받아 줄 생각이 없습니다
상대방에게 하는 사과는 일이 일어났을때
신속하게 진심으로 하는 것이 맞는 것이고
실컷 비꼬고, 발뺌할거 다 하고,
우길거 다 우겨놓고 뒤늦게야 사과를 한다는건
그냥 병주고 약주고하는 격이라는 생각밖에 안듭니다
아무쪼록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