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누 처음 만나던 날
남편은 누나 옆에서 쩔쩔매고
어머님도 계속 시누 눈치만 보시고
전 딱 느꼈어요
이 집안에 독불장군이구나
제가 남편보다 연상이라 시누랑 동갑인데
처음부터 존대했고 사실 차갑긴 했지만
예의바르단 인상은 있었어요
저희는 5년째에 혼전 임신으로
급하게 결혼을 하게 되었고
양가에서 큰 금액은 아니지만
비슷한 금액을 지원 받았고
우리 부부 모은 돈이랑 지원 받은 돈으로
작은 아파트 하나 구입했더니
결혼식 비용이 빠듯했어요,
그때 시누가 남편 통해서
신행 비용 300만원 넣어주며 하는 말이
동남아라도 다녀오라고 말하네요
그때도 고마웠지만
나중에 시댁에서 지원받은
돈의 80%를 시누가 준 걸 알고는
너무 고맙고… 미안하고…
결혼하고도 시누이 시집살이
걱정했던게 미안할 정도로
집안 제사도 전부 시누가 가져가고
돕겠다고 나서도
요즘 세상에 아들딸 구별도 없고
며느리가 꼭 제사상 차리란 법 없어요
제사 없앨까 하다 아빠가 좋아서
내가 하고싶어 하는거고
딸이차린 밥상 좋아할거에요 라면서
돕지도 못 하게 하더라구요
명절이면 어머니 모시고 여행간다고
우리도 여행가거나 쉬라고 하구요
독불장군이라
누나가 오지 말라면
남편은 본가도 못 가구요 ㅋ
애 낳고 산후조리 할때도
남편에게 끊임없는 잔소리로
집안일을 시키던 시누였어요
우리 아들램에게는
세상 제일 천사같은 고모로
한달에 한번은 나타나
놀이공원에 데려가 주구요
그런 시누가
마흔이 넘어서야
인연을 만나 결혼을 한다네요
남편한테 내가 먼저
우리가 모아둔 적금 시누 주자고 했어요
시누는 또 안 받는다고
손사례를 치겠지만
그래도 연년생인 남편을 위해
대학도 포기하고 일만한 시누에게
마음 여린 시엄마 대신
열여덟 어린 나이부터
집안의 가장노릇을 해왔던 시누에게
우리 결혼하던날 눈물 그렁한 얼굴로
내 어깨에 짐 하나를 덜어가 줘서
고맙다고 말했던 시누에게
다른 어깨에 올려진 짐도
이제 함께 나눠지자고 할 참이에요
우리 시누
제가 주겠다고하면
또 독불장군마냥
절대 안된다고 외칠텐데
조금 도와주시겠어요?
당신은 충분히 받을 자격이 있다고
오히려.. 너무 적어서 미안하다고
그리고 진심으로
내 시누라서 감사하다구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