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시어머니가 오셨는데요
점심 먹으려고 준비중이었는데
갑자기 들이닥치셨어요
그래서 제가 표정 굳히고
연락 좀 하고 오시지.. 이랬더니
오랜만에 밥 한끼 먹자고 온거라며
웃어넘기시니 그냥 넘겼어요
김치찌개, 계란말이, 고등어구이랑
간단한 밑반찬으로 차릴 예정이었습니다
찌개 끓이다가 대파를 씻어서
주방 가위로 뚝배기에 썰어 넣었어요
근데 시어머니가 보더니 아주 난리를 치면서
아니 무슨 대파를 그렇게 넣냐
너희 집에선 그렇게 하니? 대파 제대로 씻었니?
아주 호들갑을 떨면서 너희집 너희집 이러길래
너무 어이가 없어서 시어머니한테 “네, 저희 집에서는
이렇게 해요 깨끗이 씻고 잘라넣구요
칼을 쓰든 가위를 쓰든 별반 다를바 없다고
생각하구요 청결하기만 하면 괜찮죠
저희 엄마도 이렇게 하셨고
저희 이모 외할머니 저희집 식구들 전부
가위 쓰세요 이게 그렇게 문제예요? 어머니?
라고 받아쳤더니
그때부터는 얘가 버릇없게 어른이 말하는데
따박따박 말대꾸한다면서 기겁을 하시길래
이건 말대꾸가 아니죠 어머니.
어머니가 먼저 가위쓰는거가지고
저희집 욕보이셨잖아요
이랬더니 화가 나셨나봐요 ㅋㅋㅋㅋ
허 참을 한 세네번 외치더니
너 집에서 그렇게 가르치냐아~~
그성질머리로 애를 잘도 교육시키겠다아~~
시어미 보는 눈초리를 봐라아~~
나중엔 아주 바닥에 주저앉아서
통곡이라도 하시는줄ㅋㅋㅋㅋ
누가보면 나라 하나 잃은줄 알겠더라구요
애 보던 남편 뛰쳐나와서 뭔일이냐
그러길래 이때다 싶어서
자기 가슴 퍽퍽 두들기면서 쟤가 나한테 이랬다
요랬다 저랬다 구구절절 일러바치는데 그
저 할말이 없더라구요.
고작 대파 가위로 썰었다고
먼저 난리친 자기 행동은 싹다잘라먹고
쟤가 어른 높은줄 모르고 대든다면서ㅋㅋㅋㅋ
사람이 있잖아요 너무 기가 차면 화도 안나요
그냥 말이 안통하는
벽 하나 보는 기분이라 남편한테 말했습니다.
어머니가 내가 김치찌개에 가위로
대파 썰어넣은거가지고 너희집 너희집 거리고
그 가위로 씻지도 않고
음식 다 잘라넣는거 아니냐고
비아냥거리시고 나중엔 우리 애 교육문제까지
거론하면서 저 난리신데 내가 어떻게 하면 되는거냐
가위로 대파 잘라넣어서 죽을 죄를 지었다고
무릎꿇고 빌면 되는거냐
어머니 혹시 그런거 바라시는거냐고
좀 여쭤봐달라고 내가 무슨 말만 했다하면
버릇없다 어른이 어쩌구하면서 말 다잘라먹으시는데
아들인 당신이 대신 좀 여쭤봐달라고 말했어요
그말듣자마자 시어머니 더 뒤집어지심.
남편은 똑같이 어이없어하면서
엄마는 뭔 그런걸가지고 그러냐고
가위 다 쓴다 칼쓰든 가위쓰든
걍 쓰고싶은사람이 알아서 쓰는거지
적당히 하라고 한소리 하시고,
나한테도 너도 적당히 풀고
그만하라고 한소리했어요.
물론 저한테 한 소리는
이제 내가 알아서 해결할테니
넌 그냥 가만있으라는 뜻이었구요
그뒤로 남편이랑 시모 한바탕 했습니다.
그럼 시어미가 며느리한테 그런소리도 못하냐!! 그
런 소리 한번 했다고 악을 쓰고 덤벼드는데
그럼 그런 소리가 안나오냐!!!
더 악을 쓰시면서 남편한테 또 난리난리.
전 정말 어이가 없는게..
혹시 시어머니 어디 막장드라마같은거 보시고
학습이라도 하신건가 싶더라구요
아니 악쓰는 리액션이 정말
막장드라마에서나 나올법한 리액션이에요
대파에 가위질 하나 했다고
무슨 며느리가 집안 말아먹은것마냥 난리치는데
진짜 솔직히 까놓고 미친ㄴ같았어요….
진짜…정말 기가 차더라구요
왜저러시나 싶고 어디 뭐라도 보고
배워와서 며느리 초기에 기죽이려고
일부러 저러시나 싶고…
남편은 제발좀 적당히 하라고
내가 엄마 성격을 모르냐고
쟤가 엄마가 그렇게 착하고 부드럽게 말했으면
저렇게 기분이 상했겠냐
엄마는 나한테도 항상 그랬다 맘에 안드는거있으면
계속 말꼬리 잡고 줄줄 늘어트리면서
궁시렁궁시렁 빈정거리는데
그거 얼마나 기분상하는지 아냐고 언성높이고.
결국 식사 안하시고 나가셨어요
그뒤로 집 분위기가 참 서늘하네요
대파 가위로 잘라넣은게 그
게 뭐라고 주말 점심부터 기분 정말 더럽네요ㅎㅎ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