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30대 초중반 결혼 4년차입니다
(아직 아이는 없습니다)
남편이랑 알콩달콩까진 아니지만
서로 믿음이 있었기에 맞춰가며
별 탈 없이 살고 있었던 중
이번에 제가 공무원시험에 붙어서 일하는데
이놈이 세상에 일을 그만 두고 놀고 싶다며
하루에 2만원씩만 달라네요…
제가 공무원 시험 붙기 전에
장난반, 진심반으로
나 공무원 합격하면 큰 돈은 못벌어도
오빠 호강시켜줄게~ㅎ 이랬는데
저때 남편이 자기는 다 필요 없고
그때 되면 일 관두고 놀테니
하루에 2만원씩 달라 했거든요
그리고 하루에 2만원씩 달라는 이유가 있는데
본인 담배값, 밥값, 기름값, 소주값한다고
한달 60이면 충분하다고 했어요
그땐 아직 합격적이라 별 생각 없었는데
이번에 합격하니 진심이었나봐요
몇 일 전에 술 한 잔하는데
지금도 어이없어서 웃음밖에 안나와요ㅋㅋ
이유는 그동안 일하는데 너무 힘들어서 쉬고싶데요.
힘들긴 했을거예요.
하루에 12시간씩 2주에 한번쉬며 일했으니
오죽 고단할까요..나이도 이제 30대 중후반 인데요.
모르겠어요.. 지금 실감도 안나고 그냥 꿈같애요.
마음속에서 아,그냥 일단 좀 쉬라고 해볼까 싶다가도
저러다 계속 쉬는거 아니야 그러면
아기는 늦기전에 낳아야 하는거 아니야?
여러가지 생각에 복잡하네요…..
경제적인 부분은 지방에 24평 짜리 소형아파트 있고
중형차도 있고 부유하지는 않지만
크게 나가는 돈 없어 불편하진 않았고
아직 아기가 없어 제 벌이로도 먹고
살 수는 있을거 같아요.
하지만 모으지는 못하겠죠.ㅜㅜ
이걸 가족한테 말할 수도 없고
친구들한테 말 할 수도 없구요.
진짜 어떻게 해야 할까요?
+추가
집에와서 확인해보니 많은 의견들이 있네요.
제가 원래부터 계획하고 쓴 글이 아니고
남편이 오늘 끝나고 이야기 좀 하자고해서
복잡한 마음에 쓴거라 자세한 설명이 없어
의견이 분분해진 것도 있는 거 같아
책임감도 느껴지네요.
일단 제일 중점이 남편의 계획인데
그 때 남편은 무계획이었어요.
언제까지 쉰다 이런거 없고 일단 쉬고 본다는 거죠.
저도 그게 제일 걱정이 되서
글을 올리게 되었습니다.
남편을 못믿는건 아니지만
사람 마음이란게 앉으면 눕고 싶고
누우면 자고 싶은거니까요.
남편 직업은 취업이 쉬운 직종이긴 합니다.
생산직은 아니고
남편 직업 특성상 퇴직금은 따로 없어요.ㅜㅜ
그리고 남편의 뒷바라지도
의견이 많으신거 같은데 저는 결혼하고
맞벌이로 일했고 작년 1월부터 준비해
11월에 시험을 봤고 운좋게
초수에 붙게 되었습니다.
일반 행정은 아니예요.
집에서 가까운 도서관과 독서실을 오갔고
인강과 교재, 스터디 모임으로 공부했는데
생각보다 큰 돈은 들지 않아서
제가 모았던 돈으로 공부 가능했고
제 식비나 용돈도 충당되었어요.
다만 남편이 공과금이나
이런 생활비는 부담해 주었구요.
이정도면 궁금한 점이 해결되었을지요..
남편한테 마음 한 켠에 고마운 마음은 항상 있어요.
일하기 싫을 때도 있었을텐데
그래도 꾸준히 일해줬잖아요.
이제 남편도 좀 쉴 때가 되었을거라고
생각들어 무책임하다고
생각들거나 그러진 않아요.
오늘 이야기해보고 기간을 정해놓고
쉬게 하는 것이 제일 현명한 방법이라
생각이 드네요. 남편이 따라줄지는 모르겠지만요.
의젓하지만 한 번 씩 철없고
아이같은 모습이 있는 남자라.ㅎㅎ
잘되길 바래야겠죠. 의견주신 분들 모두 감사드려요.
많은 참고가 되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