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24살 여자입니다
배움이 짧아 글이
메끄럽지 않을 거 같아요 죄송합니다
5살무렵 아빠가
건설현장 사고로 돌아가시고
알콜중독 엄마 밑에서 방치되듯 자라다가
초등학교때 엄마의 재혼으로
친할머니와 살았습니다
중학교 졸업할 때 할머니가 돌아시고
친척집 전전하다 결국 고등학교 자퇴하고
18살때부터 혼자 살았습니다
엄마는 왠만하면 연락도 찾지도 말라며
서울 변두리 다세대 빌라를 얻어주셨어요
어린나이에 혼자 먹고 살기 위해
닥치는대로 일했고 안 해본 일이 없어요, 그래도
나쁜일은 안했습니다
카페, 빵집, 고깃집, 밥집, 주유소, 등등
그래도 오래 일한
고깃집 사장님 부부가 정말 좋으신 분이라
그 은혜로 지금은 작은 사무실에서
사무보조일 하고 있어요
(사장님 소개로 아는분 사무실)
제 남자친구는 제가 고깃집에서 일할 때
자주 오던 손님이었습니다
가게에 올때마다 저한테 관심을 표했지만
사장님이 위험하다며 중간에서 많이 막으셨습니다
그런데도 삼일에 한번 꼴로 찾아와서는 저한테
자기 이상한놈 아니고 정말 잘할수있다며
진지하다는 모습에
사장님이 한 번 만나보는거 어떻겠냐..
저도 나쁘지 않았으니 그렿게 만났어요
따뜻한 가정에서 사랑 많이 받고자란
옆에 있으면 나까지 밝아지는 해맑은 사람이었어요
저는 중졸이고.. 본인은 좋다는 대학 다니는데도
한번도 주눅들게 한 적 없고..
군대도 기다리고.. 저에게 공부도 가르쳐주며
도움받아 고등학교 검정고시도 통과하고
너무너무 고맙고 미안한 사람이에요
그런데 남자친구 집에서 저를 너무 싫어 하셨어요
그건 이해해요.. 제가 부모라도 그랬을 거에요..
남자친구는 졸업 후 가고싶던 회사에 취업하고..
돈도 잘 벌어요. 그래도 바쁜 와중에도 항상
저 챙겨주고 걱정해주고
5년동안 참 한결같이 따뜻한 사람이었는데..
이제 자기를 놓아달래요.
마치 내가 억지로 붙들고 있던 것 처럼…
회사 여상사분이랑 실수로 잤대요.
실수라고 생각했는데
생각할수록 실수가 아니래요..
저때문에 부모님이랑 싸우고 감정소모 하는것도
저 걱정하는 것도 제 상황에 같이
전전긍긍 하는것도 이제 그만하고 싶대요..
저를 사랑했지만 결혼은 너무 멀고 힘든 일이었고
그사람은 사랑은 모르겠지만
결혼하면 참 좋겠다는 생각이 들더래요….
처음엔 다 장난인가 싶다가.. 꿈인가 싶다가..
미친사람처럼 울기만 했다가
어느날은 거짓말처럼 멀쩡해요.
마음이 너덜너덜 하다못해 다 찢겨져 나가서
감정을 느낄수가 없어진지도 모르겠어요
그냥 죽은 사람처럼 살아요..
웃지도 않고 울지도 않고..
상견례를 한대요.
내가 평생 꿈꿔오던 자리에 다른 여자를 앉히고..
나는 죽어도 못할거같았던 것들을
누군가는 참 쉽게 하고있어요.
전 이제 아무도 없어요.
이런 날 술한잔 같이할 친구도 하나 없고
의지할 가족도 없어요.
넓은 지구에 저 혼자 덩그러니 남겨진 느낌이네요.
생각해보면 이것도 참 숨막혔을거에요.
자긴 친구도.. 가족도.. 주변 사람도 참 많은데
저는 자기 하나만 보고 사니까요..
다음생에는 예쁜 꽃이었으면 좋겠어요
예쁘게 피어서 많은 사람들이
벌들이, 나비가 찾아와주고
한계절 열심히 피어있다 지더라도
나로인해 누군가는
잠깐이나마 웃을 수 있겠지요..
